HOME > 상세보기

#푸딩콕

푸딩회원들을 위한 푸딩팩토리의 노하우와 혜택을 한곳에서 만나보세요.

뒤로

  • 푸딩콕
  • founded
  • 인테리어&아이템

비주얼이 아닌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하는 인테리어 회사

<판지 스튜디오>


초록색 점박이 접시와 델몬트 쥬스병,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오묘한 감성의 ‘뉴웨이브 분식’ 도산분식의 등장은 외식업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제는 하나의 문화적 코드로 자리를 잡은 뉴트로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 것도 바로 도산분식이다. 도산분식과 아우어 베이커리, 아우어 다이닝에 이어 요즘 가장 핫한 공간으로 떠오르는 청기와타운의 인테리어를 디자인한 그곳, 판지 스튜디오의 양재윤 대표와 강금이 실장 부부를 만났다. 

내비게이션도 잘 찾지 못하는 문래동 대로변의 허름한 건물. 좁다란 입구를 겨우 찾아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으로 2층을 올랐다. 당장이라도 리모델링을 해야 할 것 같은 낡은 건물 3층에서 걸어 나온 건 판지 스튜디오의 양재윤 대표와 강금이 실장. 요즘 말로 ‘힙한’ 공간에 있을 것 같은 예상과는 달리 7년째 문래동 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문래동에 자리를 잡은 이유

사무실을 꽤 많이 옮겨 다녔다. 초장기 목동에서 시작해 홍대 인근과 성산동 등을 거쳐 이곳으로 온 지 7년 정도 됐다. 문래동으로 오고 나서 가장 좋은 것은 이곳 자체가 거대한 공장이라 디자인과 관련한 아웃풋을 바로바로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몇 걸음만 가면 샘플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장들이 있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해볼 수 있어 작업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디테일도 한결 좋아졌다. 문래동의 오랜 기술자들과 한팀처럼 움직인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판지 스튜디오가 디자인한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아우어 베이커리.

도산분식에서 아우어 베이커리,

아트몬스터, 청기와타운까지 힙하기로

유명한 브랜드의 인테리어를 기획하고

디자인한 주인공. 이들은 ‘인테리어가

비주얼이 아닌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소통과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우어 베이커리와 도산분식

판지 스튜디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CNP의 아우어 베이커리와 도산분식이다. 이후 대막과 형훈텐동, 형훈라멘, 새롭게 오픈하는 아우어 베이커리의 모든 매장을 디자인했고, 최근 오픈한 편의점 나이스 웨더의 작업도 진행했다. CNP 브랜드의 인테리어를 진행하면서 외식업계에 우리 이름을 많이 알렸다

CNP와는 호흡이 정말 잘 맞는다. 이제는 노승욱 대표가 사진 한 장, 단어 몇 개만 꺼내도 그 느낌을 캐치해 디자인으로 구현해낼 정도다. 브랜드별로 차이는 있지만 기획 단계부터 함께 협업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존중해주는 타입이라 결과물의 완성도도 높고 오랜 기간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도산분식의 탄생 배경

많은 사람들이 도산분식을 레트로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레트로를 생각하고 만든 것은 아니다. 도산분식의 인테리어 요소 중 옛것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은 하나도 없다. 꽃무니 벽지, 천장의 구조물 등 과거에 있었을 것 같은 요소들을 현대의 소재와 감각으로 새롭게 풀어낸 거다. 70~80년대를 경험하지 못했던 20~30대는 ‘할머니 감성’이라고 얘기하지만 알고 보면 ‘할머니 감성이 묻어 있는 현대적 디자인’인 셈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뉴트로란 과거의 재현이 아니다. 파편화 된 과거의 감성을 요즘 디자인 감각에 맞게 재해석하는 것, 요즘 말로 ‘힙해지는’ 것이다. 어찌 보면 비슷하지만 본질은 전혀 다르다.

레트로의 유행

안타까운 부분은 우리가 추구하는 본질은 보지 못하고 겉모양만 카피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는 거다. 초현대적인 상업공간에 과거의 한 시대를 재현해 놓고 뉴트로라고 한다든지, 오래된 시계나 액자 몇 개를 갖다 두고 레트로 감성을 이야기한다든지. 내 기준에서 시대를 통째로 옮겨다 놓는 것은 살아 있는 감성이 아닌 오브제 혹은 영화 세트장일 뿐이다. 과거의 잔상을 끌어내고 이것을 해체해 2020년에 맞는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뉴트로다. 도산분식을 만들 때도 여러 나라를 출장 다니며 다양한 사례를 연구했다.

인테리어는 소통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소비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10년, 20년 전까지만 해도 인테리어를 기획하는 사람들은 폭력적이었다. 공간을 만들고 나서 ‘이게 바로 유럽식인 거야. 너희는 그냥 이 공간에서 놀면 돼’라고 던져 놓으면 소비자들은 ‘아, 이런 게 바로 유럽식이구나’라고 신기해하며 놀다 가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소비자가 아닌 창작자로 바뀌었다. 만들어진 공간을 스마트폰에 담아 자기만의 방식으로 창작을 하고, 이것은 새로운 콘텐츠로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된다.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디자인이 더는 통용되지 않는 시대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가 중요해졌다.

소통이 없으면 소비도 없다

원래는 순수미술이 전공이다. 순수미술뿐만이 아닌 영상이나 공간 설치 같은 다양한 작업을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전시회도 열곤 했다. 그때 미술관이 아닌 다른 공간을 찾아 전시를 했던 기억이 난다.

미술에 관심이 아주 많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전시회를 찾는 일반인은 드물다. 현대미술이라는 것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소통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장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술 전시회를 찾는 이들은 대부분 작가의 친구나 관계자들이다. 너무 소수와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세계, 일반 대중은 접근하기 힘든 세계라는 사실에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어렵게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를 연다고 해도 작품이 팔린다는 보장도 없었다. 소비되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든 것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이 즐거운 이유는 대중과 소통하고 호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술의 연장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대중적인 미술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협업의 조건

함께 일하자는 회사는 많지만 다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와 결이 맞아야 한다. ‘이분들과는 친구가 되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힘들다. 우리는 봉이 김선달 같은 사람들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문을 열어 실내를 확인해 볼 수 있고, 시승을 통해 승차감을 테스트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종이 한 장으로 몇 억원짜리 상상을 팔아야 한다. 그래서 서로 간의 신뢰가 없으면 시작을 할 수 없다.

‘판지 스튜디오는 비싸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사실이다. 판지 스튜디오의 강점으로 디테일을 꼽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만큼 디테일을 구현하는 공정이 길고 복잡하다. 또 하나, 판지 스튜디오 작업에는 기본적으로 디자인 견적이 포함된다. 프로젝트별로 비용은 다르지만 예외 없는 고정항목이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디자인의 완성도를 위한 투자라고 보면 된다. 그만큼 원하는 공간을 제대로 구현해내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힙하다’는 것에 대한 생각

‘힙해야 한다’고 부르짖는 이들에게 ‘힙한 것이 대체 뭐냐’고 물으면 정작 답을 못한다. 우리가 힙한 것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힙해지려면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 콘텐츠에 대한 섬세한 이해는 필수다. 고민과 지식 없이는 공간을 이야기할 수 없다. ‘이것이 힙한 것이다’고 자신 있게 내지를 수 있어야 한다. 판지 스튜디오가 상업공간 디자인의 트렌드를 이끌어간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 의해 우리의 방식이 이어질 것 같다는 느낌은 든다. 그 첫 번째가 뉴트로였다면 두 번째는 또 다른 버전이 될 것이다. 공간 더 나아가 콘텐츠를 디자인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포트폴리오가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1   외식업계 뉴트로 인테리어 열풍을 주도한 도산분식 가로수길점.

2   아우어 베이커리 가로수길점.

3   최근 경리단길에 새롭게 오픈한 와플 전문점 와필레.

4   홍콩의 밤거리를 모티브로 한 수제맥주 전문점 아트몬스터 강남역점. 

출처 외식인의 사랑받는 길잡이, 월간식당 2020.07호

  • 3년 전
  • 조회수 2,705
  • 댓글 0
  • 이 컨텐츠가 좋았다면?

댓글 0

로그인을 하셔야 댓글을 등록하실 수 있습니다.
  • 댓글 0
 

비밀번호 인증

글 작성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닫기

장바구니 담기

상품이 장바구니에 담겼습니다.
바로 확인하시겠습니까?